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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친구사이, 동네 도서관에 성소수자 책 기증 캠페인을 확대하다

우리나라도 이제 사상과 행동, 입장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공공기관이나 서비스에서는 그와 같은 다양성을 수용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그건 수많은 입장을 가진 시민들의 이해와 합의,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이상적인 서비스에 담아낼 수 있는 법적 또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쉽지는 않지만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사람은 최대한 소수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해 어떻게 자신이 수행하는 공공서비스를 최대한 평등하고 적극적으로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특히 도서관이라면 제공하는 서비스 뿐 아니라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장서개발에서부터 우리 사회의 다양한 측면에서의 소수자까지도 동등하게 이해하고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사실 그런 노력을 도서관에서 보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건 도서관 운영을 전적으로 책임지는 전문가인 사서가 도서관 운영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도서관의 원칙과 사서의 직업윤리나 직업수행 원칙이 제대로 도서관 운영 전반에 녹아들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열린 지식과 문화의 공간이고 누구에게나 평등한 최적의 정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그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굳은 신념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사서들의 노력에서부터 그 가능성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번에 트위터에 올라온 한 캠페인을 보고 이런 생각을 더하게 된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 무지개가 뜬다!"라는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는 캠페인인데, 이 캠페인을 주도하는 곳이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이다. 사실 도서관에는 수많은 개인이나 단체 등에서 책을 보내온다. 도서관은 받은 책이 과연 도서관에 필요한 것인가, 이 말은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현재 또는 잠재적 이용요구에 부합하는 것인가이다,를 따져 장서에 포함시킬 것인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 이 친구사이가 추진하는 도서기증 캠페인은 바로 우리 사회의 성소수자에 대한 책들을 공공도서관에 보내는 것으로, 우리 도서관들이 스스로 적극 노력해야 하는 다양한 사상과 입장을 장서개발에서부터 포용해야 한다는 책무를 수행하는데 꽤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주도와 경상도 지역 수 십개 도서관에 책을 기증했는데, 이번에 전국으로 그 범위를 확대하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 같다. 사실 이렇게 기증되기 이전에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담아내야 하는 도서관으로서는 스스로 먼저 다양한 분야의 소수자에 대한 책도 적극 발굴, 수용했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라도 성소수자에 대한 책을 기증하는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으니, 도서관들은 도서관다운 원칙과 태도로 이 책들을 기꺼이 수용하고, 또 더 많이 읽혀 우리 사회의 인권수준을 향상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더 적극적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소수자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도서관 장서는 물론 서비스 전반에서도 이들에 대한 이해와 함께 어울림을 만들어 내는데 앞장서도 좋지 않을까?

* 친구사이 누리집에 올려진 캠페인 안내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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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친구사이 누리집에 올려진 내용을 가져온 것임)

우리 동네 도서관에 무지개가 뜬다!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자긍심의 절정, 대안의 공동체, 가슴 벅찬 변화>를 비전으로 현재와 미래의 성소수자의 행복한 삶을 위해, 올 3월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각 지역의 공공도서관에 성소수자 관련 서적을 기증하는 <무지개 도서 보내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제주도 지역 22개 도서관과 경상도 지역 30개 도서관에 5종 250권의 책을 기증했습니다. 『앰 아이 블루?』등의 소설집등과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 부모들이 알고 싶어하는 37가지 질문』, 『청소년 동성애자 인권을 위한 교사 지침서』 등의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성소수자 관련 서적을 기증하였습니다. 올해 말까지 강원도, 충청도, 경기도 등 전국 도서관에 도서를 기증할 예정입니다. 여러분이 사는 지역의 도서관에 다양한 성소수자 관련 서적이 비치되는 걸 바라신다면 친구사이에 알려주세요. 또한 이미 다 읽은 성소수자 관련 서적을 친구사이에 보내주시면 전국 도서관에 기증하겠습니다.

여러분께서 기증해주시는 성소수자 관련 도서를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우리 사회의 성소수자에 대한 성숙한 이해를 돕게 되고 성소수자의 인권향상에 큰 도움이 되어 결국 성소수자가 좀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잠자고 있는 책을 깨워주세요!
- 혹시 집에 잠자고 있는 성소수자나 동성애 관련 서적이 있으면 친구사이로 보내주세요.
기증자분들을 대신하여 친구사이가 도서관에 보내겠습니다.

- 보내 실 곳 : 110-370) 서울시 종로구 묘동 183번지 묘동빌딩 3층

도서관을 찾아주세요!
- 여러분이 사는 지역 도서관에 다양한 성소수자 관련 서적이 비치되길 바란다면 친구사이에 알려주세요. 친구사이가 여러분이 원하는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겠습니다.

친구사이를 후원해 주세요!
- 한국 사회가 성소수자들에게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질수 있도록 친구사이가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 후원을 해주실 분은 http://chingusai.net/renew/sub01/support.html 클릭해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관심이 성소수자의 인권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