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늦은 저녁, 커피 한 잔 하려고 숭실대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갔다.
들어서자마자 오른편에 작은 책꽂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지식인의 서재'? 언제부터 있는 것이지?
자세히 보니 네이버와 함께 하는 책 캠페인이다.
요즘 네이버가'책으로 자라는 세상'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이처럼 기업들이 공공성에 착안해 책과 관련한 여러 가지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독서 진흥을 위해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캠페인 홈페이지는 http://bookcampaign.naver.com/이다.
현재는 4가지 세부적인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데
오늘 스타벅스에서 본 '지식인의 서재'는 그 중 하나이다.
아마도 8월부터 시작했나보다.
8월에는 영화감독인 박찬욱 씨, 그리고 이번 9월은 건축가 승효상 씨가 주인공이다.
소개에 따르면 지식인으로 선정된 분들이 소장한 책 중 100권을 소개하고
그 중 50권을 매장에 비치해서 누구나 읽어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커피와 책, 북카페도 있으니 익숙한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역시 따로 홈페이지를 열고 있다. http://event.naver.com/kin_library/200809/
현재 전국 50개 매장에서 이 지식인의 서재를 설치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홈페이지에서는 누구나 지식인을 추천할 수도 있도록 하고 있다.
서가에는 책과 함께 잘 만들어진 카드도 놓여져 있다.
그 카드는 누군가에게 '지식인의 서재'를 소개할 수 있는 엽서 형태로
뒷면에는 추천도서 목록도 기재하고 있다.
글쎄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하느라 책에 눈길을 주는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그건 아마도 때가 늦은 저녁이라서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9월의 지식인 승효상 씨는 "나에게 서재란, 내 건축의 에너지다"라고 쓰고 있다.
나에게 있어 서재란? 글쎄...
서재를 갖지 못하는 사람에게 서재란 무엇일까? 하는 엉뚱한 질문을 해 본다.
내 서재는 지금 정신없이 널부러진 책들로 채워져 있는데...
나에게 있어 서재란 정신없는 놀이터? 아니면 보물찾기?
기업이 책에 주목하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이 비록 마케팅의 일환이라고 할지라도..
공공성과 기업의 이익 사이에서 책은 그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낼 뿐이지 않을까?
각각의 경계가 무너지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결합과 통합이
무수히 일어나는 시대, 책과 독서 또한
사람들의 일상이 이루어지는 공간과 시간 속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커피집 서재에 놓여 오가는 사람들 손길에 닳아가는,
커피 향내 가득 배여 도저히 씻어낼 수 없을 책들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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