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계> 2007년 9월호에 기고한 책 소개이다. -> 원본은 여기
문헌정보학 연구의 현황과 과제 미타도서관ㆍ정보학회 편 / 오동근 역. 태일사, 2007. ISBN 9788989023944. 15,000원 |
“관찰보다는 애정이, 애정보다는 실천이, 실천보다는 입장이 더욱 중요합니다. 입장의 동일함, 그것은 관계의 최고 형태입니다.” 광명시 평생학습원 로비에 걸려 있는 신영복 교수의 글이다. 입장의 동일함이 관계의 최고 형태라는 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입장을 같이 하려면 무엇보다도 자신과 상대방을 잘 알아야 한다. 이것은 개개인의 일상 또는 직업 현장에서도 매우 중요한 관점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도서관 문제를 생각함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도서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입장이 무척 다르다는 것이다. 도서관인이 생각하는 도서관의 모습과 행정가 또는 도서관 이용자가 생각하는 도서관은 뭔가 서로 어긋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도서관인들이 도서관 서비스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그 모든 것들이 제대로 인정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찌되었건 입장을 같이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제대로, 확실하게 나 자신이나 상대방을 알아야 할 것이다. 도서관 문제를 고민하고 풀어가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일에는 늘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를 묻고, 또 궁금해 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어떤 문제를 고민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우리와 살아가는 모습이 다를진대 다른 나라 도서관과 도서관 사람들은 어떤 문제가 현안이고 어떻게 대응해 가고 있을까? 이것은 도서관 현장에서도 궁금한 일이겠지만 문헌정보학계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연구 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문헌정보학이 도서관이라는 틀을 넘어선 지도 꽤 오래 되었지만 여전히 학문의 철학과 주제, 구체적 연구과제와 방법론 등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있고, 또 국제적 수준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기에 문헌정보학의 국제적 동향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다 싶다. 이런 시점에 일본의 문헌정보학(원서에서는 ‘도서관ㆍ정보학’ 또는 ‘도서관정보학’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역자는 ‘문헌정보학’으로 통일해서 번역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사정을 고려한 것 같다)계에는 어떤 이슈들이 있는지를 소개하는 입문서의 성격을 담은 이 책이 번역된 것은 새로운 도서관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하는 우리나라 도서관 현장이나 문헌정보학계에 의미 있는 생각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원서가 2005년에 나왔으니 그들의 과제가 여전히 유효할 것이라 생각한다. 문헌정보학의 역사, 기초 이론, 처리 기술, 인터넷 환경 등 모두 49개 항목(여기서는 모두 소개할 수는 없으나 대략 우리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들이라고 할 수 있다)을 간략하게 다루고 있지만 저자들은 관련 자료를 충실하게 제시하여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연구의 현장성’을 맛보도록 하고 있어 우리 현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다만 일본 문헌정보학의 이슈가 그대로 우리의 이슈가 될 수는 없을 것이며, 또 같은 이슈라 하더라도 우리의 연구 성과나 현장의 관점을 담은 자료들을 찾아 함께 비교해 가면서 읽으면 재미가 더할 것이다. 이용훈(한국도서관협회 기획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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