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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읽기

이사랑나눔도서관 개관, 새로운 지역 도서관 건립 모델을 보여주다

11월 20일(금) 오후 1시, 송파구 마천2동에서 아주 의미있는 도서관 개관식이 있었다. 송파구에서 개업하고 있는 치과의사들의 모임인 송파구치과의사회가 중심이 되어 1년 여 준비해 온 '이사랑나눔도서관'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송파구치과의사회는 올해 초 총회에서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 결과 송파구 지역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복지와 문화시설이 부족한 거여-마천지역에 작은도서관을 건립하기로 결의했다. 이후 몇 달간의 논의 후에 최종적으로 도서관 건립을 확정한 이후 150여 회원들로부터 기부금을 모아 도서관 건립에 나섰다. 거여-마천지역에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던 중 마천2동에 있는 거여제일교회가 역시 문화시설이 부족한 거여-마천지역에 도서관을 건립하겠다는 의사회와 뜻을 같이해서 교육관 1층을 무상으로 제공함으로써 도서관 건립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확보된 공간은 리모델링을 거쳐 예쁜 도서관으로 거듭났다. 도서관에는 성인과 청소년, 어린이도서 약 4,500여권을 갖추었다. 상근직원도 2명을 두고 있고 자원봉사 회원 10여명도 함께 참여해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송파구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열람 서비스만 제공하지만 2010년부터는 대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비록 공간은 크지 않지만 도서관에서는 성인과 학부모를 위한 독서문화 강좌,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서 방과 후 아동 돌봄이 사업 등도 함께 펼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이사랑나눔도서관은 작은도서관의 하나로 개관을 한 것이지만, 이 도서관은한 가지독특함을 가졌다고 할 것이다. 그것은 기존에도 기업 등이 도서관을 건립해서 지역문화 공간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지만, 이 이사랑나눔도서관은 지역에서 개업을 한 치과의사들의 모임에서 도서관 운영의 재정적 후원을 책임지는 방식으로 도서관 건립에 나선 것이라는 점이다. 작은도서관들은 지속적인 재정투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작은 규모이기에 더욱 더 좋은 책들이 필요하고, 특색있고 집중된 문화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송파구치과의사회가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작은도서관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주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한국도서관협회(도서관발전재단)가 도서관 운영에 대한 자문 등을 지원하고, 지역사회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린이책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가 인적 자원으로 결합하고, 지역 교회가 장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소속의 단체와 인력들이 연대해서 설립하고 운영한다는 점에서 역시 여타 작은도서관 운영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협력 체계를 갖추었다. 이사랑나눔도서관 모델, 즉 지역사회에서 상업적 활동을 하는 여러 기업이나 단체들이 자기 지역에 도서관이라는 문화시설을 통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방식은 앞으로 더욱 개발되고 확산되기를 바란다. 이런 방식은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라는 슬로건과 같이 도서관에 대한 인식은 전지구적으로 해야 하겠지만, 그 구현과 실행은 자기 지역사회 안에서 지역사람들이 함께 풀어나가는, 아주 바람직한 형식이라고 믿는다. 이사랑나눔도서관 모델이 널리 알려진다면, 서울시치과의사회는 물론 다른지역 치과의사회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고, 지여사회 봉사의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11월 20일 열린 개관식에는 치과의사회 관계자는 물론 송파구의회 의장과 의원 몇 분과 송파구 관내 주요 기관장, 그리고 송파도서관 등 인근 도서관 관계자, 그리고 지역주민 등이 작은 도서관을 꽉 채웠다. 물론 도서관 건립에 참여했던 한국도서관협회 이현주 사무총장과 도서관발전재단 신기남 이사장도 참석해서개관을 축하했다.이날 서울치과의사회장은 송파구치과의사회장에게 지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비록 작은 규모의 도서관이지만 이 도서관이 앞으로 거여-마천지역 마을 문화를 크게 바꾸어 낼 것이라 기대한다. 종종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할 때면...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까, 잘 운영될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날 이사랑나눔도서관 개관식에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지역사회 안에서 지역사람들과 함께 충분히 이 작은도서관을 진정 사랑과 나눔의 도서관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이 분명했기 때문이리라. 이사랑나눔도서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