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도서관 읽기

[도협컬럼] 「독서주간」을 「독서의 달」로 (이용남, 1994)

[도협컬럼] 「독서주간」을 「독서의 달」로

이용남 (한성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매년 9월 하순에 실시되어오던 「독서주간」이 금년부터 1개월간의 「독서의 달」로 개편되었다. 독서하는 사회기풍 조성에 도서관이 앞장서기 위해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여 39회째 매년 계속하여오던 독서주간이 지난 봄에 새로이 제정된 「도서관 및 독서진흥법」 제48조에 의거 독서의 달로 확대 개편된 것이다.

돌아켜 보건데, 본래 독서주간은 한국도서관협회의 전신인 조선도서관협회 시절(1949년)부터 시작되었으나 곧이어 닥친 6.25사변으로 중단되고 말았다. 그 후 1955년에 한국도서관협회가 새로이 창설되고, 도서관발전의 주요과제는 곧 독서인구의 저변확대라는 인식하에, 그 첫해 가을에 다시 제1회 독서주간을 설정한 후 오늘날까지 이어왔다.

어느 해에는 대한출판문화협회 등 관련단체와 공동으로 주관하기도 하고, 어느 해에는 단독으로 주관하면서 독서생활화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또 어느 해에는 독서와 도서관을 주제로 한 문화영화까지 마들어 전국 극장에서 상영하고, 언론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집중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는 등 화려한 행사를 갖는가 하면, 여건이 여의치 못한 어느 해에는 조용히 일선 도서관단위의 행사로서 내실을 다지기도 하였다.

40년 가까이 이어져 오던 친숙한 이름이 보다 큰 모습의 새로운 이름으로 바뀌는 시점에서 되돌아보니, 비록 발전적인 확대 개편임에는 틀림없으나 정서적으로 아쉬운 감이 들고, 그동안 우리들이 너무 안이하게 타성에 젖어 독서주간을 형식적으로 넘기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됨은 도서관인의 공통된 느낌일 것이다. 마치 초등학교 졸업 후 상급학교 진학을 앞둔 소년이 앞날에 설레임도 느끼지만, 지난날의 면면에 아쉬움과 섭섭함을 지울 수 없는 느낌과 같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제, 「독서주간」은 「독서의 달」이라는 성장된 모습으로 새로운 옷을 갈아입었다. 국민들의 독서의욕을 고취하고 독서생활화운동에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독서의 달의 취지를 정확히 수용하고, 시대감각에 부응할 수 있는 효과적이며 실질적인 행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우리 협회가 주관단체로서 어떻게 맡은바 소임을 다하느냐는 크나큰 과제가 바로 우리 앞에 놓인 셈이다. 「독서의 달」의 의미는 그 명칭이나 기간에 있는 것이 아닌만큼, 이제는 과거 한 때처럼 알맹이 없는 형식상의 행사로 자족하거나, 독서문제에 전문성이 결여된 채 외치기만 하는 전문직 단체의 위상을 탈피하기 위한 역량과 지혜를 모으는 일에 다같이 매진할 때라고 생각한다.

[출처] 한국도서관협회, <圖書館文化> v.35 no.4 (no.287, 1994년), 2쪽

http://www.earticle.net/Public/View/1/168160

 

벌써 27년째 '독서의 달'을 맞고 있습니다. 27년 전, 그동안 40년 가까이 한국도서관협회 주최/주관으로 운영해 오던 '독서주간'을 발전 시켜 만든 '독서의 달'인데.. 과연 지금 그 의미를 우리가 제대로 이어 게속 성장시키고 있는가를 되짚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마침 1994년 이와 관련해서 이용남 교수께서 <도서관문화>에 쓰신 칼럼을 꺼내 읽어봅니다.

" 「독서의 달」의 의미는 그 명칭이나 기간에 있는 것이 아닌만큼, 이제는 과거 한 때처럼 알맹이 없는 형식상의 행사로 자족하거나, 독서문제에 전문성이 결여된 채 외치기만 하는 전문직 단체의 위상을 탈피하기 위한 역량과 지혜를 모으는 일에 다같이 매진할 때라고 생각한다."라는 지적과 바람을 과연 얼마나 열정으로 수행해 왔을까요.. 그런데 사실 이제는 '독서의 달' 행사 자체도 도서관계 행사가 아닌 출판계 행사처럼 되어버렸으니 더 그렇습니다..

저 자신도 반성합니다..

그런 중에 지금 또 한국도서관협회과 주최하고 전국 각 도서관들이 주관해서 하고 있는 '도서관주간'도 새롭게 개정되는 '도서관법'에 따라 정부 주관의 행사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과연 그렇게 된 이후에도 우리가 역사성을 가지고 계속해서 그 '도서관주간'을 주체적으로 이어 나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