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도 요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지역사회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그런데 그런 활동에도 중심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의 중심은 바로 장서이고, 그래서 가능하다면 장서와 관련해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시하는 것에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 오늘 한 도서관 사서분이 도서관 활동을 알리는 홍보에 전단지 대신 포스터를 만들어 보려고 하니까 비용이 제법 필요하다면서,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처럼 직원 중에 디자이너가 있다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것을 보고, 오랜만에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홈페이지를 찾아가 봤다. 요즘 도서관도 많은 일을 아웃소싱하고 있고, 포스터 등의 제작을 외부에 모두 맡기는 것이 일반적인데,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에서는 직원인 디자이너가 도서관 활동에 필요한 각종 디자인을 직접 수행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포스터 하나에서도 도서관의 특징과 장점, 애정이 들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홈페이지를 돌아다니다가 눈에 띄는 포스터를 한 장 발견했다.도서관이 운영하고 있는 '테마공감'이라는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하나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지식, 정찰, 상상력이 담긴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지난 해 말 이 테마공감의 주제가 마음에 들었다. 그건 '영 영 이 책 안 보실 건가요?'라는 주제로 지난 3년 동안 아무도 빌려가지 않은 책들 가운데 좋은 책들을 골라 '공개구혼'에 나선 것이다. 사실 공공도서관에서 좋은 책을 산다고 사지만 이용자들이 전혀 꺼내 보지도 않은 책들 때문에 도서관의 가치와 정체성,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데, 아예 이 도서관처럼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구축한 장서의 의미를 드러내고 한 번 같이 보자고 말을 꺼내 보는 것도 아주 좋겠다. 이번에 수십권의 목록과 함께 18권의 추천도서에 대해서는 별도 짧은 서평도 함께 공개하고 있다.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사서들의 노고가 고맙다. 그런데 공개구혼에 나선 책 목록을 보니.. 이렇게 좋은 책도 도서관에서 3년 동안 찾는 사람이 없었다니.. 좀 아쉬운 생각도 든다.
도서관 운영의 철학적 기반이 되고 있는 랑가나단의 도서관 5법칙 중 3번째 법칙은 "개별도서는 그것을 필요로 하는 독자에게 제공하라(Every book its reader)"이다. 모든 책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독자가 있다. 도서관과 사서는 모든 책이 자기에게 맡는 독자를 찾아 서로 연결시켜 주어야 한다.그동안 우리 도서관들이 책을 사서 장서를 구축하기는 했지만, 지속적으로 그 책들이 자기와 적합한 독자를 찾도록 하는데에는 소홀한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 보고, 앞으로는 이런 방향으로 도서관 활동을 더욱 강화해 나가면 좋겠다.
* 이 그림은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 테마공감 행사 포스터 파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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