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읽기

20205년 대학도서관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 미국 ACRL 보고서

도서관문화비평가 2010. 8. 9. 18:21

"2025년, 대학도서관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Futures Thinking for Academic Libarians : Higher Eduction in 2025". 이것은 미국대학/연구도서관협회(Association of College & Research Libraries; ACRL)가 2010년 6월에 발행한 보고서 제목이다. 정확하게는 대학도서관 사서들이 2025년 미국 대학사회의 변화 양상을 미리 확인해 보고 그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것을 권고하기 위한 보고서다. 대학도서관 사서들이 대학사회 변화양상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너무도 명확하다. 그건 대학에 속한 도서관은 그 대학의 변화 양상에절대적으로 그 현재와 미래가 매여있기 때문이다. 모체기관인 대학이 변하면 도서관은 즉각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다. 물론 도서관이 변하면 대학사회도 변화할 수 있겠으나, 대학사회 변화가 도서관에 미치는 영향력에 비하면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이런 위치에 있는 대학도서관을 위해 ACRL이 현재의 대학사회 동향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학사회에서 일어날만한 시나리오를 26가지로 정리해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 26가지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해서 대학도서관 사서들은 그에 적절하게 대응함으로써 대학도서관과 사서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기를 원하는 것이다. 보고서가 제공하고 있는 26가지 대학사회 변화 시나리오는 대학사회가 2025년이 될 때까지 상당히 광범위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만큼 도서관도 대학사회 변화의 진폭에 맞추어 큰 틀에서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어떤 변화든 미리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면 변화를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도서관 사서들은 이같은 미래 변화 시나리오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이해하고, 그에 대응한 도서관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변화 시나리오는 우리나라 대학사회를 이해하는데도 의미있는 내용이 될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대학사회가 꼭 미국처럼 변화할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나, 대학사회는 상당한 수준의 국제화에 이른 분야라서 다른 어느 분야보다도 국제적 양상이 크게 반영될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미국에서의 대학사회 변화 시나리오는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 제시한 26가지 미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국립중앙도서관 도서관연구소 번역을 이용했다. 원 보고서에서는 시나리오의 알파벳순으로 정렬해서 기술했다. 그런데 제목만 봐서는 무슨 이야기인지 짐작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길지 않은 보고서이고 번역본도 있으니 다 읽어보아야 할 일이다.)

1. 전 시민에게 대학학위를

2. 학문분야의 틈새 네트워킹

3. 활동적인 고령자들은 계속 일한다

4. 주문형 아카이브

5. 교과서 독점 파괴

6. 학술연구자와 실무자 간의 격차 해소

7. 소비자주의를 넘어선 공동체

8. 창의적인 모집 제도

9. 장애인을 위한 설계

10. 모든 사람이 '비전통적인' 학생이다.

11. 당신이 보는 것을 나도 본다.

12. 사이버전쟁, 사이버범죄, 사이버텔러리즘의 위협 증가

13. 능숙해지는 운동 능력

14. 장수(長壽)는 새로운 형태의 부

15. 신입생들과 만나보기

16. 돈이 세상을 움직인다.

17. 검색할 필요가 없어진다

18. 도서관의 폐업

19. 팝업 캠페스

20. 르네상스 부흥기

21. 여기 나와 함께

22. 무력화되는 학술 문화

23. 채용 계약서에 서명하기

24. 소통 방식의 변화

25. 학생의 요구에 따른 수업

26. 다양한 분야가 엮인 학습

이같은 26가지 시나리오는 물론 동시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각각의 시나리오는 그 가능성, 영향력, 변화 속도, 위협/기회의 가능성에 대한 ACRL 회원들의 전문적 판단결과를 반영해서 그 진행속도와 영향력을 하나의 도표(시나리오 스페이스) 위에 표시했다. 번호의 폰트 크기는 시나리오의 진행속도(작은 것은 장기적, 큰 것은 즉각적 변화를 표시)를 나타내고, 번호의 색은 녹색은 기회를, 붉은 색은 위협 또는 둘을 섞은 것(그 사이의 다양한 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최종적으로 결과를 분석하고 그 중에서 가장 발생가능성과 영향력이 클 시나리오로 9개(5, 6, 10, 11, 12, 15, 21, 22, 25)를 선정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변화속도가 빠른 것으로는 다음과 같이 4가지 시나리오를 택했다.

12. 사이버전쟁, 사이버범죄, 사이버텔러리즘의 위협 증가

15. 신입생들과 만나보기

21. 여기 나와 함께

22. 무력화되는 학술 문화

그러면서 이에 대해서 도서관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고 한다. (역시 도서관연구소 번역을 이용했다)

1) 만약 이 시나리오가 현재 존재한다면 우리 측에 유리하도록 활용할 수 있는 것인가? 이 시나리오를 활용하기 위한 자원, 인력, 조직, 전략은 있는가?

2) 만약 이 시나리오가 현재 존재한다면, 시나리오가 설명하는 변화에 대해 어떤점이 현재 취약한가? 어떤 부분이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 자원, 인력은 어떻게 부족한가? 이 시나리오가 설명하는 조건까지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없게 하는 우리의 전략과 근본적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

3) 필요한 자원과 인력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매우 큰 가정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이러한 동향이 우리에게 유리하도록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4) 내외부적인 환경에서 이 상상이 현실이 되려면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는가?

(보다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 원문이나 번역본을 보실 것)

이 보고서를 접하고 다소 우리의 현실과 맞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미래는 준비한 사람에게 그 성과를 제공한다는 사실, 그리고 우리에게도 대학사회의 변화는 지금도 전면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고, 그 안에서 대학도서관과 사서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다들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 그럼에도 좀 더 조직적이고 대규모적이고 집단적인 대응은 아직도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점 등등.. 그래서 이 보고서를 하나의 발판으로 삼아, 이 보고서가 채용한 방법론 등을 이용해서 우리도 좀 더 객관적이고 대중적인 그러면서 현실적합성이 높은 미래예측과 함께 적합한 대응방안을 확실하게 마련하기 위한 대학도서관, 나아가 한국 도서관계 모두의 진지하고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정말 2025년 우리나라 대학사회와 대학도서관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 ACRL 보고서 원문 보러가기

* 국립중앙도서관 도서관연구소 번역본 보러가기 (64, 65번 글에서 내려받기)


* 이 그림은 원 보고서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