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요리사가 건강에 나쁜 습관을 가진 직업이라고 하는데...
신문을 보면서 종종 재미있는 기사이지만, 좀 더 깊이 있는 정보나 해설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기사들이 있다. 며칠 전 영국에서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을 가진 직업이 무엇인가를 조사한 내용이 신문에 실렸다. 그 결과는 좀 의외였다는 점에서 아마도 언론에서도 주목한 것 같다. BBC 인터넷판에서 보도한 것을 다시 우리 신문들이 받아 쓴 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가장 건강에 나쁜 습관을 가진 직업으로 요리사라고 한다. 요리사? 이 조사를 주도한 메디캐시 회사 관계자도 요리사들이라면 건강에 좋은 음식이 뭔지도 알고 잘 만들어 먹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서 의외였다고 평했다고 한다. 언뜻 보면 나도 그런 생각이 든다. 요리를 할 줄 아는 것은 참 부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을 하는 요리사가 자기 건강에는 아주 나쁜 습관을 가졌다고 하니 의외이기는 한 것 같다. 참, 이 조사는 영국 보험회사인 메디캐시가 직장인 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방식으로, 간식을 먹고, 마시고,담배를 피우는 회수를 가지고 순서를 매긴 것이라고 한다. 보험회사에서는 이런 조사 결과가 보험을 설계하고 회사를 경영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러니까 이런 조사를 하겠지... 그나저나 건강에 안 좋은 생활습관은 간식을 자주 먹는 것과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인가보다. 그 두 가지를 가지고 조사를 했겠지. 간식의 경우에는 좀 모르겠다. 물론 영국식 간식은 주로 칩이나 초코렛 등을 먹는 것 같은데.. 그런 것은 건강에 좋지 않겠지만, 글쎄 건강에 좋은 간식도 있지 않을까.. 아무튼 요리사가 하루 평균 간식 2회에 가장 많은 담배를 피우는 등의 결과로 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냥 흥미로운 결과라고 할 수 있겠지만, 2위부터 10위까지를 쭉 보면 뭔가 더 생각을 해 봐야 할 것 같다. 2위는 농부이고, 전기기사, 보험설계사, 건축업자, 은행가, 콜센터 직원, 화물차 운전사, 엔지니어, 여행 에이전트등이 10위까지 이어져 있다. 어떤 경향이 보이지 않는가?요리사를 포함해서 대부분이 남을 위해 서비스를 하는 직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농부와 같이 자기 힘으로 어쩔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아무래도자기 스스로 일을 통제하기도 어렵고,사람들의 비위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제 시간에 맞추어 식사를 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결국 그런 상황 속에서 스트레스나 과도한 피곤이 쌓여 어쩔 수 없이 술이나 담배, 간식 등으로 그해결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왜냐하면 조사는 좋은 습관을 가진 직업군도 10위까지를 밝히고 있는데, 가장 좋은 습관을 가진 사람은 광고계 종사자였고 교사, 인사담당자, 회계사, 변호사, 비서, IT업계 종사자, 연구원, 간호사, 상점 점원순이었다고 한다. 광고계 종사자들도 고객 관계에서 스트레스가 많고 했을 것 같은데... 아무튼 좋은 습관을 가진 직업도 나쁜 습관을 가진 직업군과 유사해 보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업무에서의 자기 주도성이 더 뚜렷하지 않은가 생각된다. 이번 신문보도를 보고 좀 더 자세한 정보는 없을까 설문을 실시한 메디캐시사 홈페이지도 가 보고 했는데 추가적인 내용을 보지는 못했다. 내가 못 찾은 건가?
어떤 외국 사람 블로그를 보니까 미국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조사 결과가 있다고 한다. 한 직업군 내에서 비만인 사람이 높은 비율을 조사한 결과 남자의 경우에는 공공행정 서비스 직업군에서 비만율이 38%라고 한다. 그 다음이 집에서 일하는 사람, 버스 운전사와 그 밖의 차량 운영자, 컴퓨터 장비 운영자 순으로 나타났고, 여자의 경우에는 트럭 운전자와 콘베이어벨트 운영자, 버스 운전자와 그 밖의 차량 운영자, 개인건강 서비스 종사자, 컴퓨터 운영자와 공장 조립 일을 하는 사람이 해당된다고 한다. 이런 조사 결과의 원인들을 면밀하게 따져보고 건강을 유지하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어떤 조치나 지침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겠지. 무엇보다도 어떤 직업이든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자기 일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일에 따른 적절한 보상, 그리고 직업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없애는 등의 노력이 함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사실 내가 그 신문기사를 보고 궁금한 것은 영국 조사 결과에서 혹시라도 사서도 포함되어 있을까 궁금해서인데, 결국 사서라는 직업이 포함되어 있는지, 그 수준은 어떤지 등은 알아내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조사가 있을까? 그것까지는 또 조사하지 않았다. 아무튼 정말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든 늘 마음편하게 자기가 맡은 일을 즐겁게 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다...
* 이 그림은 BBC 관련 기사 일부를 갈무리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