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형 선생님의 전시회 `쥘 흙과 뉠 땅`을 보고 오다
태백에 가서 황재형 선생님을 만나뵌 지가 5년이 넘었다는 것을 어제 확인했다. 내가 수염을 기른지가 5년이 된 것 같은데, 황 선생님이 언제부터 수염을 길렀는지 물으시니.. 아,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그동안 몇 번 태백에 갔었지만 황 선생님을 뵙고 오지는 못했으니.. 그래도 이번에 서울에서 전시를 하시니 꼭 한 번은 뵈어야 하기에 전시회 마지막 날인 2월 28일 전시장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를 찾았다. 따로 전화를 드리지는 않았는데, 점심 때 전시장에 나오셔서 같이 점심도 먹고 커피도 마시면서 오랜만에 이런저런 말씀을 나눌 수 있었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태백과 철암의 진짜 모습이 가슴으로부터 떠오른다. 솔직히 마음이 편하지는 않은데, 이제 화가는 그 동네 세세한 풍경이나 물건 하나도 다 소중하고 따스하게 보인다고 하시는 말씀이 그림에 뜨겁게 담겨져 있음에 이젠 그림을 보면서도 마음이 편안해 진다. 그림을 보다보니 정말 또 태백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밤 하늘도 보고, 술도 마시고 싶다..
* 황 선생님과 오랜만에 사진을 찍었다. 여전히 수염의 수준이 차이가 난다... 나도 시간이 더 지나면 수염에서도 연륜이 묻어나겠지?
* 전시회가 열린 가나아트센터 전경...
* 전시회 도록.
* 도록에 나도 사인을 받았다. "한 걸음 딱 한 걸음만 늦게"... 선생님이 보시기에 내가 사는 모습이 급해 보이시는가? 같이 전시회를 본 일행에게는 소주 한 잔 하자고 써 주셨는데.. 그 친구와 같이 가면 소주 한 잔은 할 수 있겠지?
* 많은 그림 중에 내가 좋아하는 그림(도록에서 찍은 것).. 그림 제목이 "已乎已乎 (그만 두어라 그만 두어라)'다. 정말 우리는 그만 두어야 할 일들이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 너무나 많은 것을 하라고 하는 시대에서 하지 않아야 할 일은 제발 하지 않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