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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지방선거에 대비한 정책제안이 필요한 때 - 희망제작소의 지방선거 핸드북 등

도서관문화비평가 2010. 3. 22. 21:57

올해 6월 2일은 지방선거를 실시하는 날이다.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하면시 다시 시작된 지방자치가 벌써 20년을 지났다. 지방자치가 계속 진행되는 동안 도서관들도 문교부에서 문화부로 정책 부서가 이관되었고, 그 이후 꾸준히 자방자치단체가 공공도서관을 늘려 외형적으로 큰 발전을 이룬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여전히 적지 않은 과제를 안고 있는 것처럼, 도서관 문제에서도 외형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도서관 운영이 정상화되거나 활성화되기에는 아직도 많은 과제가 있다. 이것은 아직도 지방자치가 주민들의 자치라는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기보다는 단순히 해정의 지방 이양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것 때문은 아닌가 한다. 그러다보니 주민들을 위해 필요한 도서관과 같은 공공 문화시설들의 설립과 운영이 지역 주민들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행정 관점에서 단순히 효율성 제고 등에만 그 운영 초첨이 맞추어져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도서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전히 바른 지방자치를 이루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그런 점에서 지방자치의 더 바른 발전의 계기가 되고, 그것을 통해 공공 문화기반시설들의 바른 운영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최근 희망제작소가 "2010 지방선거HANDBOOK"을 발행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선거와 관련된 여러 측면을 점검해 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지역을 바꾸는 275가지 공약 아이디어는 아마도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는 사람들에게는 시민단체가 시민의 입장에서 제기한 주요한 사안들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이 핸드북에는 도서관 관련한 내용도 간략하게 몇 번 언급되어 있다. 우선 31쪽에 있는 문화와 예술 분야 정책 아이디어 중에서 문화도 복지라는 측면에서 주민의 일상에서 살아 숨쉬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예시 공약 중에 '마을 공원이나 유휴지, 관리사무소 등을 동네사랑방(도서관, 주민동아리 공간)으로!'라는 예시와 함께 '마을마다 작은 도서관 활성화: 도시의 경우 비어있는 아파트 지하상가 활용'이라는 아이디어도 제시하고 있다. 48쪽에서 51쪽에 기술된 아동과 청소년 분야 정책 제안에 있어서는 청소년 친화적 지역환경 구축 정책 가운데 '어린이도서관, 놀이도서관, 작은 테마도서관 등 어린이를 위한 공공문화기반 확대'를 예시 공약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직접 도서관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22쪽부터 시작하고 있는 교육과 평생학습 분야에서는 평생교육 체제의 확대와 지원을 명시하고 있다. 아직도 우리 사회가 평생교육 또는 평생학습의 진정한 의미를 다소 평이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 부분이다. 평생교육 사회를 만든다는 것은 어떤 교육과정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누구나 평생 원할 때 자신에게 적합한 내용을 적절한 방식으로 배울 수 있도록 사회 전체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며, 그런 점에서 도서관이야말로 가장 적합한 평생교육/학습 기관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평생교육 체제를 확대하고 지원한다는 것의 핵심은 지역에 좋은 도서관을 건립하고 제대로 운영되도록 인력과 재원을 배정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주민들이 스스로 평생 즐겁게 배우고 익히며 활용하는 평생학습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믿는다. 그런 점이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되었으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교육 체제 확대와 지원을 위해 지시된 예시 공약들은 적절한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에 발행된 핸드북은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에서 파일 형태로 내려받을 수도 있고, 일정한 기부금을 내면 책자로도 받아볼 수 있다.)

* 희망제작소 "2010 지방선거 HANDBOOK" 관련 페이지 바로가기

도서관계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도서관 문제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지적이 있다. 물론 그럴 필요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2006년 5월 31일 실시된 지방선거 때에는 도서관계(한국도서관협회)와 출판계(대한출판문화협회), 독서계(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등 3개 부문(단체)이 함께 정책제안집을 만들어 발표한 바가 있다. 그러나 올해는 글쎄 이전과 같은 제안서는 만들어 낼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한 편으로 지방선거는 전국 16개 광역단위와230개 기초단위 모두에서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거기에 교육감 선거 등이 동시에 실시되는 것이라서 중앙 단위에서 어떤 하나의 정책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다. 가능하다면 지역에서 먼저 자기 지역에 적합한 정책대안을 만들어 제시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다시 그 때의 정책제안서를 꺼내 읽어본다. 4년이 지난 지금, 과연 도서관 상황은 어떻게 변화, 발전해 왔을까? 이번에는 또 어떤 정책제안을 내 놓을 것인가? 다시금 깊은 고민을 해 보지 않을 수 없다.

*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정책자료집 보러가기

* 희망제작소 핸드북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