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텔 열린정책포럼에 있는 흥사단 방에 들렀다가 받아온 글입니다.
정보의 양면성에 대해 우리 도서관 근무자들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흥사단 제 목 : 정보의 양면성
======================================================
금번 발생한 현대백화점 우수 고객 명단 유출 사건은 정보화
사회의 문제점의 하나인 사생활의 침해를 단적으로 보여준 본보기
가 되었다. 컴퓨터와 통신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pc등 소형
컴퓨터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정부와 기업, 상점들이 많은 업무를
전산화하면서 개인에 관한 정보가 이들의 데이터 베이스에 축적하
게 되었다. 이러한 정보가 올바로 쓰일 때에는 우리 삶의 질을 높
이든데 기여하겠지만 이것이 '지존파'와 같은 악인의 손에 넘어갈
때 우리가 상상하기조차 무서운 결과마저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컴퓨터와 사회'과목
에 등록한 30여 명의 고학년 학부생 및 대학원생들에게 의견을 제
출하라는 숙제를 낸 바 있다. 컴퓨터의 공헌과 함께 컴퓨터가 사
회에 미치는 여러 가지 역기능 및 문제점을 심도있게 다루어 정보
화 사회를 이끌어 나아갈 학생들에게 컴퓨터 지식과 함께 올바른
양심과 윤리 도덕성의 중요함을 가르치는 이 과목으로 보아서는
이번 고객 명단 유출 사건이 하나의 산 교육이 되었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대로 대부분의 답안은 정보화 사회에 있어 정보가 얼마
나 중요하다는 것과 정보가 잘못 사용될 때 개인, 단체 나아가 국
가에게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는 올바른 정보 문화가 빨리 정착되고 교육과 법적 제도
가 재정비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국민의 윤리 의식을 높여야 한
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평소 느끼고 있던
몇가지 문제점을 고려하여 봄으로써 고도의 정보화 사회를 지향하
고 있는 우리가 취할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정보의 양면성이다. 이미 앨빈 토플러가 서술한 대로 사
회가 고도로 정보화 되어감에 따라 정보의 가치가 더욱 중요하게
된다. 예로서 한 고객이 신용 카드를 이용하여 구매를 하였다할
때 그 구매 정보가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고객의 구매 성향, 생활 수준, 소득 수준, 취미, 구매 지역
등을 알 수 있어 상품의 생산자나 판매업자 등에게는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러 백화점에서 우수 고객을 별도로
관리하기 위한 정보도 이러한 신용 카드를 발급받기 위하여 신청
서에 기재한 여러 가지 내용과 신용 카드의 사용으로부터 수집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과학 기술 발달이 그러하듯이 정보에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 올바른 정보가 합당한 목적에만 사용될
때는 그것이 인류의 행복과 사회의 복지 증진에 기여를 하겠지만
반대로 악용될 때는 개인, 나아가 국가의 멸망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에서 자사의 이익 증진과 좀더 나은 고객 서비
스를 목표로 만든 정보가 하마터면 살해 대상자 명단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스러운 일이다.
이 밖에도 정보의 양면성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즉 정확한 정
보와 틀린 정보가 있을 수 있다. 때에 따라 틀린 정보때문에 받는
피해는 대단히 클 수가 있다. 필자가 미국에 있을 때 겪었던 일이
지만 직장의 비서가 사회 보장 번호를 컴퓨터에 잘못 입력시키는
바람에 병원 치료를 받고도 의료 보험 혜택을 못 받을 뻔했던 일
이 있다. 수 개월이 걸려서 해결은 되었지만 조그마한 틀린 점 때
문에 받은 정신적 고통은 대단히 컸던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우
리에 관한 정보가 우리 나라 여러 곳에 수록되어 있는데 그것이
다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도 많다. 또한 정보에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과 남에게 해가 되는 것이 있고 여러 사람이 보아도 괜찮
은 공적인 것과 자신이나 특수 관리자만이 보아야 하는 사적인 것
이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에는 현 시점에서 유효한 것과 이미 무
효로도니 정보가 있다. 가끔 갱신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무효가
된 것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발생한다.
둘째, 사생활의 침해이다. 행정부, 은행, 백화점, 세무국, 학교
등 여러 곳에는 각 개인에 관한 사적인 정보가 보관되어 있다. 이
러한 사적인 정보가 제3자에게 유출될 때 우리의 사생활이 노출되
며 침해받을 수 있게 된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 나라 7개 카드사가 발급한 카드는 2천 2백만 장, 65개의 백
화점과 대형 유통업체들이 발급한 카드 수는 작년 말 현재 9백만
장으로 한 사람이 여러 장의 카드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를 감
안할 때 실제 카드 소지자는 1천 5백만 명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들의 구매 정보를 갖는다면 우리 사회에서 커다란 구매력
을 가진 계층을 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정보화 사회에
서는 각 개인에 관한 많은 정보가 본인 알게 혹은 모르게 수집되
고 있다. 이러한 개인에 관한 정보는 본인이 원할 때 항상 점검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필요에 따라 삭제도 가능해야 한다. 또한 절
대 비밀이 보장되어야만 우리가 신용할 수 있는 정보화 사회를 만
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따지고 가면 우리의 주민등록번호부터가
너무나 사생활을 노출하고 있다. 물론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이점
이 있다고 보아 생년월일, 남녀성별, 거주지 등을 주민등록번호에
포함시켰겠지만 자기의 생일을 필요이상으로 타인에게 공개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셋째, 정보 문화의 정착이 아직도 요원하다는 것이다. 자동차
문화가 정착되기 전에 자동차가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올 때 커다란
혼잡을 이루는 것과 같이 정보 문화가 정착되기 전에는 정보의 수
집, 처리, 보관, 보급이 제대로 되기가 힘들다. 이번 고객 명단
유출 사건만 보아도 그렇다. 고객의 구매 액수가 포함된 자료는
관련자를 빼고는 절대 비밀이 보장된다는 회사측의 주장에도 불구
하고 그러한 정보가 이면지를 활용함에 방치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다. 그러한 정보가 누구의 손으로 들어갈지도 모르고 친구의 요청
에 의하여 넘겨준 백화점 종업원의 태도는 정보의 중요성을 전연
모르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만일 돈을 받고 넘겨 주었다면 이것
은 윤리 도덕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 되어 더욱 큰 문제가 된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현행 법률 제도가 정보화 사회에는
부적합한 것이 많다는 것이다. 개인 정보의 보완에 관한 법률이
허술한 가운데 개인 정보가 수집되고 있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번 사건을 '컴퓨터 공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
키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겠다. 정보화 사회로 되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금전의 횡령이라던가 청와대를 사칭한 헥커의 전산망 침입
등 여러 가지 '공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국민의 태도는
너무나 무관심하였고, 언론들도 일이 벌어졌을 때만 떠들석 하다
가 곧 잊고 만다. 그래가지고는 올바른 정보화 사회를 이룩하기가
힘들 것이다. 21세기의 문맹은 바로 컴퓨터를 모르는 것이라는 말
과 같이 국민 모두가 컴퓨터에 대한 좀더 폭넓은 지식을 갖도록
계속적인 계몽과 교육 제도의 혁신, 그리고 정보화 사회에 알맞는
법적 제도의 정립과 윤리 도덕에 입각한 인간성 회복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가 바라는 정보화 사회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박찬모(포항공대 교수)
정보의 양면성에 대해 우리 도서관 근무자들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흥사단 제 목 : 정보의 양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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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번 발생한 현대백화점 우수 고객 명단 유출 사건은 정보화
사회의 문제점의 하나인 사생활의 침해를 단적으로 보여준 본보기
가 되었다. 컴퓨터와 통신 기술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pc등 소형
컴퓨터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정부와 기업, 상점들이 많은 업무를
전산화하면서 개인에 관한 정보가 이들의 데이터 베이스에 축적하
게 되었다. 이러한 정보가 올바로 쓰일 때에는 우리 삶의 질을 높
이든데 기여하겠지만 이것이 '지존파'와 같은 악인의 손에 넘어갈
때 우리가 상상하기조차 무서운 결과마저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컴퓨터와 사회'과목
에 등록한 30여 명의 고학년 학부생 및 대학원생들에게 의견을 제
출하라는 숙제를 낸 바 있다. 컴퓨터의 공헌과 함께 컴퓨터가 사
회에 미치는 여러 가지 역기능 및 문제점을 심도있게 다루어 정보
화 사회를 이끌어 나아갈 학생들에게 컴퓨터 지식과 함께 올바른
양심과 윤리 도덕성의 중요함을 가르치는 이 과목으로 보아서는
이번 고객 명단 유출 사건이 하나의 산 교육이 되었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대로 대부분의 답안은 정보화 사회에 있어 정보가 얼마
나 중요하다는 것과 정보가 잘못 사용될 때 개인, 단체 나아가 국
가에게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는 올바른 정보 문화가 빨리 정착되고 교육과 법적 제도
가 재정비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국민의 윤리 의식을 높여야 한
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평소 느끼고 있던
몇가지 문제점을 고려하여 봄으로써 고도의 정보화 사회를 지향하
고 있는 우리가 취할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정보의 양면성이다. 이미 앨빈 토플러가 서술한 대로 사
회가 고도로 정보화 되어감에 따라 정보의 가치가 더욱 중요하게
된다. 예로서 한 고객이 신용 카드를 이용하여 구매를 하였다할
때 그 구매 정보가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고객의 구매 성향, 생활 수준, 소득 수준, 취미, 구매 지역
등을 알 수 있어 상품의 생산자나 판매업자 등에게는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여러 백화점에서 우수 고객을 별도로
관리하기 위한 정보도 이러한 신용 카드를 발급받기 위하여 신청
서에 기재한 여러 가지 내용과 신용 카드의 사용으로부터 수집된
것이다. 그러나 모든 과학 기술 발달이 그러하듯이 정보에도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다. 올바른 정보가 합당한 목적에만 사용될
때는 그것이 인류의 행복과 사회의 복지 증진에 기여를 하겠지만
반대로 악용될 때는 개인, 나아가 국가의 멸망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에서 자사의 이익 증진과 좀더 나은 고객 서비
스를 목표로 만든 정보가 하마터면 살해 대상자 명단으로 사용될
수 있었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찍스러운 일이다.
이 밖에도 정보의 양면성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즉 정확한 정
보와 틀린 정보가 있을 수 있다. 때에 따라 틀린 정보때문에 받는
피해는 대단히 클 수가 있다. 필자가 미국에 있을 때 겪었던 일이
지만 직장의 비서가 사회 보장 번호를 컴퓨터에 잘못 입력시키는
바람에 병원 치료를 받고도 의료 보험 혜택을 못 받을 뻔했던 일
이 있다. 수 개월이 걸려서 해결은 되었지만 조그마한 틀린 점 때
문에 받은 정신적 고통은 대단히 컸던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우
리에 관한 정보가 우리 나라 여러 곳에 수록되어 있는데 그것이
다 맞는지 의심스러울 때도 많다. 또한 정보에는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과 남에게 해가 되는 것이 있고 여러 사람이 보아도 괜찮
은 공적인 것과 자신이나 특수 관리자만이 보아야 하는 사적인 것
이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에는 현 시점에서 유효한 것과 이미 무
효로도니 정보가 있다. 가끔 갱신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무효가
된 것을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발생한다.
둘째, 사생활의 침해이다. 행정부, 은행, 백화점, 세무국, 학교
등 여러 곳에는 각 개인에 관한 사적인 정보가 보관되어 있다. 이
러한 사적인 정보가 제3자에게 유출될 때 우리의 사생활이 노출되
며 침해받을 수 있게 된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 나라 7개 카드사가 발급한 카드는 2천 2백만 장, 65개의 백
화점과 대형 유통업체들이 발급한 카드 수는 작년 말 현재 9백만
장으로 한 사람이 여러 장의 카드를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를 감
안할 때 실제 카드 소지자는 1천 5백만 명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들의 구매 정보를 갖는다면 우리 사회에서 커다란 구매력
을 가진 계층을 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정보화 사회에
서는 각 개인에 관한 많은 정보가 본인 알게 혹은 모르게 수집되
고 있다. 이러한 개인에 관한 정보는 본인이 원할 때 항상 점검할
수 있어야 하고 또한 필요에 따라 삭제도 가능해야 한다. 또한 절
대 비밀이 보장되어야만 우리가 신용할 수 있는 정보화 사회를 만
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따지고 가면 우리의 주민등록번호부터가
너무나 사생활을 노출하고 있다. 물론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이점
이 있다고 보아 생년월일, 남녀성별, 거주지 등을 주민등록번호에
포함시켰겠지만 자기의 생일을 필요이상으로 타인에게 공개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셋째, 정보 문화의 정착이 아직도 요원하다는 것이다. 자동차
문화가 정착되기 전에 자동차가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올 때 커다란
혼잡을 이루는 것과 같이 정보 문화가 정착되기 전에는 정보의 수
집, 처리, 보관, 보급이 제대로 되기가 힘들다. 이번 고객 명단
유출 사건만 보아도 그렇다. 고객의 구매 액수가 포함된 자료는
관련자를 빼고는 절대 비밀이 보장된다는 회사측의 주장에도 불구
하고 그러한 정보가 이면지를 활용함에 방치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다. 그러한 정보가 누구의 손으로 들어갈지도 모르고 친구의 요청
에 의하여 넘겨준 백화점 종업원의 태도는 정보의 중요성을 전연
모르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만일 돈을 받고 넘겨 주었다면 이것
은 윤리 도덕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 되어 더욱 큰 문제가 된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현행 법률 제도가 정보화 사회에는
부적합한 것이 많다는 것이다. 개인 정보의 보완에 관한 법률이
허술한 가운데 개인 정보가 수집되고 있는 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번 사건을 '컴퓨터 공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
키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겠다. 정보화 사회로 되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금전의 횡령이라던가 청와대를 사칭한 헥커의 전산망 침입
등 여러 가지 '공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한 국민의 태도는
너무나 무관심하였고, 언론들도 일이 벌어졌을 때만 떠들석 하다
가 곧 잊고 만다. 그래가지고는 올바른 정보화 사회를 이룩하기가
힘들 것이다. 21세기의 문맹은 바로 컴퓨터를 모르는 것이라는 말
과 같이 국민 모두가 컴퓨터에 대한 좀더 폭넓은 지식을 갖도록
계속적인 계몽과 교육 제도의 혁신, 그리고 정보화 사회에 알맞는
법적 제도의 정립과 윤리 도덕에 입각한 인간성 회복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우리가 바라는 정보화 사회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박찬모(포항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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